ARTIST

MAGAZINE

ARTIST MAGAZINE #1
판화 작가 소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어디서 영감을 받을까?'


예술작품을 즐기다보면 종종 궁금한 것들이 생기기 마련이에요.

그래서 인터뷰를 통해 아티스트의 진솔한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는 시간을 준비해봤어요.

뮤지엄 인 핸드의 아티스트 매거진을 통해 함께 이야기 나눠봐요.

Q.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주로 판화의 형식을 빌려 이미지를 만들고 이야기하는 소요라고 합니다.

Q. 주된 작업에 대해 조금 더 설명 부탁드릴게요.

A. 저는 고립된 것들, 또는 가닿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를 위해 작품 안에 섬(Island)을 끌어와 표현합니다. 
모든 작업은 문학 작품을 비롯한 각종 문장, 영상, 대화 등에서 포착하여 
상징과 은유의 방식을 통해 이미지로 기록된 결과들로, 
각 이미지들이 상상의 여지를 두고 
개인의 내면에서 재해석되기를 기대하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Glacier_1>, Linocut, 15x12cm, 2018, 소요

Q.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판화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저는 판화가 가진 고유의 질감을 좋아합니다. 판화는 종이의 표면에 직접 잉크를 바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을 줍니다. 판을 통한 이런 간접적인 성질은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다 돌려 전하고 싶은 저의 성향과 닮아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판화는 비교적 계획적인 작업 공정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찍어보기 전까지 결과를 완벽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는데요. 이는 작업자에게 실망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예상치 못한 큰 즐거움을 주기도 합니다. 이렇듯 결과의 우연성을 포함한 판화의 매력적인 요소들은 아주 다양합니다.

Q. 섬을 주제로 제작한 작품들이 많은데, 작가님에게 섬은 어떤 모습인가요? 누가 살고 있나요? 아니면 아무도 없나요?

A. 섬은 바다로 둘러싸여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때문에 접근이 쉽지 않다는 느낌을 줍니다. 제가 문학 작품들 속에서 발견한 섬들은 다양한 모습들로 그려지고 있었는데요. 섬은 우리 자신이기도 하며, 어떠한 상황일 수도 있고, 개인의 기억이 되기도 합니다. 섬이 무엇을 가리키느냐에 따라 우리는 섬 안에 있기도 하고, 바깥쪽에서 섬을 그리워하기도 합니다. 즉, 그 안에 머물고 싶기도 하지만 빠져나오길 바라는 이중적인 욕망의 장소라고 생각하고요, 그와 동시에 저 멀리 닿을 수 없는 막연한 어떤 지점으로 존재하는 곳입니다.

<빛의 섬>, Linocut, 25x17.5cm, 2018, 소요

Q. 작품 활동을 누군가 있는지도 모르는 섬에서 편지를 띄워 보내는 일이라고 정의하셨는데 
그 활동의 정의는 아직도 유효한가요?

A. 네, 맞습니다. 저 자신이라는 섬에서 편지를 띄워 보내는 것은 누군가에게 가닿기를 기대하면서도 주저하는 소심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에게 전달될지 알 수도 없고, 끝내 어딘가에 도착하지 못하더라도 저는 이를 알 수 없다는 사실에 오히려 안도감을 느낍니다. 한편 그렇게 저를 떠난 편지는 누군가의 눈길조차 끌지 못할 수 있지만, 누군가의 내면 한곳에 다다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로써 충분하다고 느낍니다.

<소왕국>, Linocut, 17.5x25cm, 2018, 소요

Q. 작품 <소왕국>이란 작품에서 소왕국은 어떤 의미인가요? 한 남성이 앉아있는 그 곳이 작은 왕국인가요?

A. 이 작품은 에리크 오르세나의 『두 해 여름』이라는 작품을 읽으면서 만들게 되었는데요, 그 안의 한 문장에서 따온 제목입니다. 작가는 작품 속 등장하는 번역가가 살고 있는 섬의 공간을 소왕국이라고 표현했습니다.

Q. 한 남성은 어떤 마음으로 깃발이 달린 작은 배를 바라보는 걸까요?

A. 책 속의 구절로 상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언덕에 올라 그가 얻을 거라곤, 수평선은 말이 없다는 슬픔 깨달음뿐이었다. 바다가 이미 밀물로 모든 것을 덮어 버린 뒤라, 사랑의 몸짓이든 말이든 그 현장이든 자취가 남아 있을 리 없었다. 바로 그런 무상함을 보면서, 우리는 바다가 세월과 같다는 것을 아주 이른 나이에 깨달았던 것이다."

Q. 작가님의 대부분의 작품을 보면 일정한 프레임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A. 다른 장르의 작업도 마찬가지겠지만 대개 판화는 종이의 여백 또한 작품의 일부가 됩니다. 저는 프레임을 통해 이미지와 여백이 분리되는 느낌이 들었으면 했습니다. 프레임이 없는 작품의 경우는 여백 전체를 이미지의 연장으로 활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능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요?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A. 작품들은 제게 하나하나가 저를 이루는 경험이고 기억입니다. 제작을 하던 당시 제가 품었던 생각들, 저를 스쳐갔던 모든 것을 통해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면 그중 하나를 뽑기란 어려운 것 같습니다.

Q. 작가님이 주로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A. 여러 장르의 다른 작품들 속에서 얻습니다. 암시적인 느낌을 주는 문장들과 이미지들은 제게 상상하기 좋은 장소입니다.

Q. 영감을 얻기 위해 직접 섬으로 떠나셨던 경험이 있는지 궁금해요!

A. 작업을 위해서라기보단 여행으로 다녀온 경험이 있는데요, 제가 느낀 실제 섬에 대한 인상은 섬에서 머물 때보다 멀리서 바라볼 때 더 강렬했습니다. 섬을 보기 위해서는 섬을 떠나야 한다는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속 언저리가 생각나기도 하고요.

Q. 평소 작품 활동하시면서 중요하게 생각 하는 점이 있으신가요? 혹은 판화 매체의 특성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 하시는 점도 좋아요.

A. 무언가를 포착하고 이를 표현하기 위한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달라붙어 쉽게 무거워지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하던 것을 멈추고 그것들을 털어내 봅니다.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설명적인 요소들을 줄이면 단순하면서도 조금 모호한 느낌이 들기도 한데요. 글이든 그림이든 설명이 많아질수록 하려는 이야기에서 오히려 멀어지기도 하고, 자유로운 해석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감상자가 자신만의 상상을 통하여 작품에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비워두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Q. 작가님의 작품을 감상하는 대중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A. 제가 보내는 불친절한 이 그림 편지들은 수수께끼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해답은 제게 있다기보다 수신인의 내면에 있습니다. 그림을 읽는 일이란 자신의 마음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크기도 생김새도 비슷비슷한 작품들 중에, 나는 어떤 편지의 주인일까를 생각하며 감상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림을 읽는 일이란


자신의 마음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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